임신 중에는 영양제를 이것저것 조심하던 분들도, 출산 후 수유를 시작하면 마음이 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유는 태반과는 또 다른 경로로 아기에게 성분을 전달하기 때문에, 수유 중에도 여전히 신경 써야 할 성분들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유 중 특히 주의가 필요한 성분과, 반대로 부족해지기 쉬운 성분을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수유 중 영양제 복용은 반드시 담당 의사나 소아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카페인, 모유를 통해서도 아기에게 전달됩니다
커피나 차에 든 카페인은 모유로 옮겨가며, 아기는 성인보다 카페인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져 체내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이드라인에서는 수유부의 하루 카페인 섭취를 커피 2~3잔 수준(약 200~300mg) 이하로 권장합니다. 최근 발표된 동물 실험에서는 이 권장량에 가까운 수준의 카페인을 임신·수유기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켰을 때 자손의 호르몬·행동 변화가 관찰되었다고 보고되어, 카페인 섭취량을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허브차와 허브 보충제도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모유량을 늘려준다고 알려진 허브 중에서도 안전성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서양순비기나무(체이스트베리)는 수유부에게 발진이나 두드러기 같은 반응이 보고되었고, 오히려 젖 분비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수유 중에는 피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반대로 젖이 잘 돌게 한다고 알려진 세이지나 페퍼민트 같은 허브차도 전통적으로는 젖 분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어, 다량으로 습관적으로 마시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허브 보충제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먼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허브 갤랙타고그, 얼마나 근거가 있을까
모유량을 늘려준다는 호로파(페누그릭)는 수유부들 사이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허브 중 하나입니다. 다만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의 수유 중 약물 데이터베이스(LactMed)는 호로파의 모유량 증진 효과가 “주로 심리적인 효과일 수 있다”는 연구와 “실제로 인슐린·프로락틴·옥시토신 분비를 늘려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엇갈리고 있으며, 메타분석 결과도 연구마다 결론이 다르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호로파가 혈당을 낮추는 작용이 있어 당뇨가 있는 수유부는 인슐린 용량 조정이 필요할 수 있고,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와 상호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 NCBI Bookshelf – Fenugreek, Drugs and Lactation Database (LactMed))
생각보다 많은 수유부가 허브를 쓰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진행된 대규모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9.9%가 수유 중 최소 한 가지 이상의 허브를 의약 목적으로 사용한 적이 있고, 24.3%는 모유량 증진 목적으로 허브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흔히 사용된 허브는 호로파(18.4%), 생강(11.8%), 당귀(7.9%), 카모마일(7.2%) 순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중 담당 의사에게 허브 사용 사실을 알린 경우는 28.6%에 불과했습니다. “천연”이라는 인식 때문에 의료진과 상의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으로, 수유 중 허브를 고려하고 있다면 반드시 담당 의사나 수유 상담사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고: PMC – Use of Herbal Medicines During Breastfeeding: A Population-Based Survey in Western Australia)
반대로 모유량을 줄일 수 있는 허브도 있습니다
세이지, 페퍼민트(민트), 파슬리 같은 허브는 프로락틴(모유 생성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모유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특성 때문에 단유(젖떼기)를 준비하는 시기에 의도적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모유량 유지가 중요한 시기라면, 페퍼민트 차나 관련 보충제를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소량의 페퍼민트(예: 유두 통증 완화용 페퍼민트 워터)는 이런 영향과는 별개의 국소적 사용으로, 전신 섭취량과는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용량 비타민A, 수유부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출산 후 몸 회복을 위해 고용량 비타민A 보충제를 추가로 챙겨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는 산후 여성에게 고용량 비타민A 보충을 효과적인 조치로 권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A는 몸에 축적될 수 있으므로, 별도의 고용량 제품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과 일반적인 용량의 종합비타민으로 채우는 것이 더 안전한 접근입니다.
앞선 임신 관련 글에서 다룬 비타민A(레티놀) 주의사항은 수유 중에도 상당 부분 유효합니다.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A는 모유의 지방 성분을 통해 아기에게 전달될 수 있어, 고용량 레티놀 보충제나 여드름 치료용 비타민A 제품은 수유 중에도 피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다만 수유부 자신의 비타민A 요구량은 임신 중보다 오히려 더 높게 설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할 몫까지 고려한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적게 먹어야 한다”가 아니라 “형태와 용량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는 원칙은 임신 때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챙겨야 하는 성분: 비타민D·DHA·요오드
모유의 질은 산모의 식단에 영향을 받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수유 중인 여성들의 식단을 분석한 결과 비타민A, 비타민D, 콜린 섭취량이 권장량보다 크게 낮았고, DHA는 전문가 권장량의 5%에 불과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모유 수유부의 유선 기능은 비타민A·B1·B2·B6·B12·D, DHA, 콜린, 요오드 같은 성분의 충분한 섭취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성분들이 부족하지 않도록 식단이나 수유부용 영양제로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수유부용 영양제, 이렇게 확인하세요
새로 영양제를 고를 때는 비타민A가 레티놀 형태로 고용량 들어있는지, 카페인이나 허브 성분이 추가로 들어있지는 않은지 라벨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종합비타민을 먹고 있다면 DHA·비타민D·요오드가 함량으로 표시되어 있는지 점검하고, 여러 제품을 동시에 먹고 있다면 비타민A처럼 중복되기 쉬운 성분이 겹치지 않는지도 확인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성분을 추가하기 전에는 소아과나 산부인과 진료 때 함께 상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다이어트 보조제나 에너지음료의 카페인도 계산해야 하나요?
A. 네, 커피 외에도 에너지음료나 두통약, 일부 다이어트 보조제에도 카페인이 들어있어 총 섭취량을 놓치기 쉽습니다. 라벨의 카페인 함량을 확인해 하루 총량을 200~300mg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는 수유 중에도 괜찮을까요?
A. 일반적으로 유산균은 수유 중 비교적 안전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지만, 균주와 함량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제품 라벨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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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Maternal low-dose caffeine intake during the perinatal period (2024)
- Chasteberry — Drugs and Lactation Database (LactMed)
- Vitamin A Intake and Body Stores During Lactation (2024)
- Nutrition Support Team Guide to Maternal Diet for the Human-Milk-Fed Infant (2018)
- NCBI Bookshelf – Fenugreek, Drugs and Lactation Database (LactMed)
- PMC – Use of Herbal Medicines During Breastfeeding: A Population-Based Survey in Western Austr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