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항노화라고 하면 콜라겐이나 종합비타민 정도가 아니라 NAD+, 스퍼미딘, 글루타치온 같은 낯선 이름들이 자주 들린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걸 느끼면서 이런 성분들에 관심이 생겼고, 하나씩 찾아보다가 결국 셋 다 챙겨 먹게 됐다. 그런데 막상 자료를 찾아보니 셋의 성격이 꽤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어떤 건 사람 대상 연구가 꽤 쌓였고, 어떤 건 아직 동물실험이나 소규모 파일럿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번 글에서는 세 성분을 각각 근거 수준까지 정리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지병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섭취 전 반드시 의사·약사와 상담하세요.
NAD+, 세포 에너지 대사의 핵심 — 사람 대상 근거는 얼마나 쌓였을까
NAD+(니코틴아미드 아데닌 디뉴클레오타이드)는 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물질로, 나이가 들면서 체내 농도가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NR), 니코틴아미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NMN) 같은 전구체 형태로 보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2026년 발표된 한 체계적 문헌고찰은 2010년부터 2025년까지 발표된 인체·동물 연구 113건을 검토했는데, 이 중 사람 대상 연구는 33건(무작위 대조군 연구 28건)에 그쳤습니다. 동물 실험에서는 대사, 미토콘드리아 기능, 염증, 신체 기능 개선이 자주 관찰됐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아직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게 연구진의 결론입니다.
비슷한 시기 발표된 또 다른 리뷰 논문도 사람에서 나이에 따른 NAD+ 감소 자체가 일관되게 관찰된 연구는 많지 않으며, 전임상 연구의 유망함에 비해 실제 임상시험에서의 효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합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조로증의 일종인 베르너 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NR 보충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참고: NAD⁺ supplementation for anti-aging and wellness: A PRISMA-guided systematic review, 2026)
스퍼미딘, 세포 청소(자가포식)를 돕는다는 성분
스퍼미딘은 세포 내 오래된 단백질과 손상된 소기관을 분해·재활용하는 과정인 자가포식(autophagy)을 유도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물 실험에서는 스퍼미딘을 공급받은 생쥐의 수명이 약 10% 늘어났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사람 대상 연구는 아직 소규모 파일럿 수준이 많습니다. 2015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60~96세 노인 85명을 대상으로 스퍼미딘이 풍부한 식이보충제를 제공했는데, 인지 관련 지표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관찰됐습니다. 2026년 발표된 또 다른 소규모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성인 40명에게 하루 6mg씩 13주간 투여했더니, 백신 접종 후 면역 반응이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반면 용량이 늘어난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50~70세 남성을 대상으로 하루 40mg의 고순도 스퍼미딘을 28일간 투여한 연구에서는 체내 폴리아민 수치에 뚜렷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저용량(1~6mg)에서 신호가 관찰됐던 연구들과 달리, 이 연구는 안전성 면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효과 면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참고: Spermidine Mitigates Immune Cell Senescence and Boosts Vaccine Responses, Aging Cell 2026)
(참고: Supplementation of spermidine at 40 mg/day has minimal effects on circulating polyamines)
글루타치온, 먹어서 흡수가 될까
글루타치온은 “마스터 항산화제”라고도 불리는 물질인데, 경구로 섭취했을 때 흡수율이 낮다는 논란이 오래 있었습니다. 트리펩타이드 형태라 위장관에서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 통념을 뒤집은 대표적인 연구가 2015년 발표된 무작위 대조군 시험입니다. 건강한 성인 54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하루 250mg 또는 1000mg의 글루타치온을 복용하게 했더니, 1개월·3개월·6개월 시점 모두에서 혈중 글루타치온 수치가 위약군보다 유의미하게 증가했습니다. 다만 이후 발표된 다른 연구들에서는 결과가 엇갈리기도 해서, 용량과 복용 기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최근에는 흡수율을 더 높이기 위해 리포좀 코팅이나 구강 용해 필름 형태의 제품도 나오고 있는데, 이런 제형이 실제로 더 나은지에 대한 고품질 연구는 아직 부족합니다.
흡수율을 높이고 싶다면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매일 꾸준히 먹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연구도 한 번에 많이 먹었을 때가 아니라, 매일 250~1000mg씩 몇 주에서 몇 달간 꾸준히 복용했을 때 체내 저장량이 늘어났다는 결과였다. 리포좀(liposomal) 코팅 형태를 이용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1~2주 만에 혈중·세포 내 글루타치온 수치가 눈에 띄게 올라갔다는 결과도 있었다. 또는 글루타치온 자체보다, 체내에서 글루타치온 합성 재료로 쓰이는 N-아세틸시스테인(NAC)을 챙기는 방법도 있다.
그래서 셋 다 챙겨야 할까
세 성분을 나란히 놓고 보니, “항노화”라는 카테고리로 묶여 있어도 근거 수준은 꽤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스퍼미딘과 글루타치온은 사람 대상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어느 정도 있는 반면, NAD+는 동물실험에 비해 사람 대상 근거가 아직 얇은 편이다. 셋 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에서 심각한 부작용 신호는 없었지만, “효과가 검증됐다”와 “위험 신호가 없다”는 다른 이야기다. 새로 시작하기 전에는 각 성분의 근거 수준이 어디까지인지 확인하고, 지병이나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상담 후 결정하는 게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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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NAD⁺ supplementation for anti-aging and wellness: A PRISMA-guided systematic review, 2026
- NAD+ precursor supplementation in human ageing: clinical evidence and challenges, Nature Metabolism 2025
- Spermidine Mitigates Immune Cell Senescence and Boosts Vaccine Responses, Aging Cell 2026
- Supplementation of spermidine at 40 mg/day has minimal effects on circulating polyamines
-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oral glutathione supplementation on body stores of glutathione, Eur J Nutr 2015
- Oral supplementation with liposomal glutathione elevates body stores of glutathione, Eur J Clin Nutr 2018